어른이 될 내 친구들에게도,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내 친구들에게도,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텨낸 당신에게도.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작은 어깨가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평범한 동네에, 아주 평범한 아저씨가 살고 있었어요.
아저씨는 아침이면 출근하고, 저녁이면 조용히 집에 돌아와 혼자 밥을 먹고, 주말엔 침대에서 하루를 다 보내곤 했죠.
하루하루는 조용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는 날이 많았어요.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아저씨는 늘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난 불만도 없고, 딱히 문제도 없고...”
그러던 어느 흐린 오후, 아저씨는 공원 벤치에 앉아 무심코 구름을 올려다보다, 옆 벤치에 앉아 있던 작은 소녀와 눈이 마주쳤어요.
소녀는 조용히 아저씨를 빤히 보다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어요.
“아저씨, 혹시... 요즘 기뻤던 적 있으세요?”
“글쎄, 기쁘다기보단... 그냥 괜찮았지 뭐. 왜 그런 걸 묻니?”
소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살짝 갸웃했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말했어요.
행복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드는 거라고요.”
아저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어요.
“행복을 어떻게 만들어? 그건 운 좋은 사람이 느끼는 거지.”
그러자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속삭이듯 말했어요.
“아니요. 할아버지는…
행복은 ‘감정을 돌보는 기술’이라고 하셨어요.”
아저씨는 말없이 소녀를 바라보았고,
소녀는 손가락으로 하나씩 꼽으며 계속 말했어요.
“하루에 한 번은 하늘을 올려다봐야 한대요.
너무 바쁘게 걷다 보면,
마음이 땅만 보고 산대요.”
“그리고 하루에 한 번은 '고맙다'는 말을 꼭 하래요.
말이 씨가 된다고,
고마움을 말하면 마음이 말랑해진대요.”
“또 하루에 한 번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야 한대요.
뭐든지 괜찮대요.
그게 삶을 지켜주는 작은 불씨래요.”
아저씨는 그 말을 들으며 괜히 목이 따끔했어요.
어릴 적 본 따뜻한 노을, 아버지 어깨에 업혀 돌아오던 길,
엄마가 끓여주던 달걀국 향기...
잊고 살았던 감정들이 마음 한편에서 조용히 다시 일어났어요.
소녀는 아저씨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어요.
“할아버지가 말했어요.
행복은 되게 조용하게 와서,
놓치기 쉬운 이래요.
그래서 일부러, 자꾸 불러줘야 한대요.”
아저씨는 아무 말 없이 웃었습니다.
그날 밤, 오랜만에 잠들기 전에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봤어요.
구름 사이로 별 하나가 반짝였고,
그 조용한 반짝임을 바라보던 아저씨는
아주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습니다.
“아… 이런 느낌인가…”
그는 스스로도 모르게, 아주 오래간만에
가슴 안쪽에서 따뜻한 감정 하나가 피어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건 분명, ‘행복’이라는 이름을 가진 감정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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