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방향》8부 진짜 돈이 될 수 있을까? – 상상력의 한계
“비트코인은 혁명이었지만,
아직은 영수증도 못 뽑는다.”
1. 엘살바도르의 실험, 지금은?
2021년, 중남미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통령 부켈레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선포하며, 마치 스티브 잡스처럼 “이제 금융의 미래는 우리 손에 있다”라고 외쳤다.
“이제 우리는 미국 달러에 종속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다.”
–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2021.09)
그리고 길거리에는 비트코인 ATM이 설치됐고, 관광객들은 실험 정신에 흥분했다. 하지만 정작 현지 주민은 혼란에 빠졌다.
“이게 뭔지 몰라요.
전 그냥 달러로 계산할래요.”
– 산미겔 주민, 54세 생선장수
2025년 6월 기준,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실제로’ 받는 매장은 전체의 2%도 채 안 된다. 이 실험은… 성공이 아니라 쇼에 가까웠다.

2. 비트코인으로는 점심값을 계산할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블록체인 콘퍼런스.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모인 그곳에서 한 참가자가 근처 카페에서 커피 두 잔을 결제하려 했다. 지갑 앱을 열고 QR코드를 스캔한 뒤 전송을 눌렀다. 몇 분 후 점원이 물었다.
“아직 승인 안 됐는데요?”
10분이 지나고도 결제가 확정되지 않자, 그는 결국 현금 10달러를 꺼냈다.
2025년 7월 19일, 비트코인 평균 수수료는 6.23달러.
3달러짜리 커피 한 잔 사려다 2배 넘게 내야 할 상황이다.
“이건 결제가 아니라 디지털 고문이야.”
– 익명의 투자자, 트위터에서
비트코인은 ‘보내는 순간’ 끝나는 게 아니다.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은 10분. 사람들이 익숙한 ‘즉시결제’의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3. 스테이블코인? 이더리움? 라이트닝 네트워크?
홍콩의 한 디지털 노매드는 필리핀 친구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비트코인을 꺼내려다 이내 포기했다. 대신 그는 USDT를 사용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비트코인은 전쟁 같고,
스테이블코인은 이메일 같거든요.”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거래소나 앱을 통해 초단위 송금이 가능하다. 2025년 7월 기준, 암호화폐 결제 중 65% 이상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루어졌다. ‘비트코인’은 이름값일 뿐, 실사용은 멀어졌다.
한편, 라이트닝 네트워크나 옵티미즘 같은 레이어 2 설루션도 존재한다. 실제로 몇몇 비트코인 앱은 ‘1초 내 전송’을 달성했다.
하지만 문제는 ‘접근성’이다.
“계좌 연결? 온체인 전환? 채널 개설?
뭔 말인지 모르겠어요.”
– 엘살바도르 대학생, 비트코인 앱 사용기
기술은 진화했지만, 사람은 멈춰있다.
결국 ‘누가 쓰느냐’가 본질인데, 그 대답은 아직 미지수다.
4. 비트코인은 ‘돈’이 아닌가?
암호화폐 콘퍼런스에서 누군가 농담처럼 말했다.
“내 월급이 0.05 BTC라고 해도,
그게 이번 달엔 300만 원, 다음 달엔 250만 원이라면…
누가 좋다고 하겠어?”
비트코인은 화폐의 3요소를 만족하지 못한다.
1) 교환 수단 (X) : 느리고 비싸고 불안정하다
2) 가치 저장 (△) : 너무 출렁인다. 저장보다는 투기다
3) 회계 단위 (X) : 거의 모든 거래가 달러, 원화 환산 기준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비트코인 몇 개”가 아니라 “달러 얼마어치”로 생각한다. 숫자는 BTC지만, 심리는 여전히 USD다.
심리적으로도, 시스템적으로도 비트코인은 ‘돈’이 아니다.
📊 실제로 2025년 7월 기준, 미국 내 BTC 결제 비중은 전자상거래 결제 중 0.08%에 불과하다. (자료: PYMNTS & BitPay)
5. 비트코인은 금인가? 영수증인가?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소.
고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비트코인으로 계약금 일부 드려도 될까요?”
중개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거는 변동성이 너무 심해서요. 하루만 지나도 시세가 달라지잖아요.”
이게 현실이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라 부르지만,
정작 그 금은 너무 자주 녹고, 너무 자주 녹슬며, 너무 시끄럽다.
실제 데이터는 더 냉정하다.
2025년 7월 기준, 금의 월간 평균 변동률은 ±3%.
반면 비트코인은 ±15% 이상이다.
5배 이상 더 불안정한 ‘가상 금’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 하나 : 신뢰
금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IMF의 통화 바스켓에 들어가지만,
비트코인은 어느 중앙은행도 ‘준비자산’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디지털 금이 되려면,
국가가 금고에 넣어야 합니다.
지금은 그냥 ‘디지털 동전 수집’에 가깝죠.”
– 전직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6. “비트코인은 끝났는가?” 그건 또 아니다
2025년 6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160%를 넘기자, 은행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그 옆 편의점에는 ‘BTC ACCEPTED’ 문구가 붙기 시작했다.
“페소는 가치가 매일 떨어지는데,
비트코인은 그래도 ‘어쩌면’ 오를 수 있잖아요.”
– 지역 주민, 61세
이런 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이 대체 화폐로 쓰인다.
정부가 못 믿을 때, 사람들은 민간 화폐를 찾는다.
그게 다단계든, 디지털이든, 수단은 중요하지 않다. 신뢰가 핵심이다.
또 하나.
검열이 불가능한 거래.
정치적 독재나 금융 통제 하에선, 비트코인은 도망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전 중국에 있었어요.
‘후원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지 않았더라면,
감옥에 갔을지도 몰라요.”
– 홍콩 활동가, 익명 인터뷰 (2024년)
비트코인은 ‘자유의 툴’이다.
단지, 일상 속 ‘돈’이 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일 뿐.
7. 현실 직격 정리
✅ 요약정리 :
1. 비트코인은 ‘일상용 돈’이 아니다.
→ 결제 수단으로는 너무 느리고, 비싸고, 불안정하다.
2. 엘살바도르 실험은 실패에 가깝다.
→ 법정통화라 해도, 사용률은 2% 미만이다.
3. 기술은 있다. 사용자는 없다.
→ 라이트닝 네트워크, 옵티미즘, 다 좋지만 일반인에겐 어렵다.
4.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의 시대다.
→ USDT, USDC가 실사용을 이끌고 있다.
5. 비트코인은 여전히 의미 있다.
→ 검열 불가성, 탈중앙성, 정치적 자유는 여전히 유효하다.
“비트코인은 끝났나?”
라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건,
“비트코인은 어디에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이다.
바로가기>>《가상화폐의 방향》7부 – 코인 시장의 진짜 지배자들 : 고래, 거래소, 그리고 감성 투자자들
바로가기>>《가상화폐의 방향》9부 무지·과신·군중심리에서 살아남는 법 : 2025 코인 투자자의 리얼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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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2025년 8월 7일 기준 수치 및 공식자료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결제율 관련: El Faro, 2025년 6월 보도
비트코인 평균 수수료 및 전송 속도: YCharts, BitInfoCharts (2025년 7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결제 비중: Chainalysis & CoinMetrics 리서치, 2025년 7월
비트코인 변동성 vs 금: Bloomberg Crypto Index & LBMA 금 가격 지수 (2025년 7월 종가 기준)
미국 내 암호화폐 결제 점유율: PYMNTS x BitPay 공동 보고서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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